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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뮤지컬 첫 번째 이야기 미스 사이공, 레전드 뮤지컬 배우 '레아 살롱가'를 탄생시킨 작품
- 작성자 :
- 뮤직브레일
- 분류 :
-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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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눌 음악 이야기는 세계 4대 뮤지컬 중의 하나인 바로 ‘미스사이공’의 줄거리와 이 뮤지컬에서 탄생한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 Lea Salonga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애절한 사랑이야기 속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작품이기도 하죠.
미스 사이공은 베트남 출신의 어머니가 아이를 미국인 아버지에게로 보내며 헤어지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죠.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작곡가 ‘클로드 미쉘 쇤베르크’가 베트남전이후 이 사진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는데요.
자. 그럼 미스 사이공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볼까요?
chapter 1> 뮤지컬 미스사이공, 절절한 사랑 이야기
전쟁이 한창중인 베트남의 한 술집에서 ‘미스 사이공’ 선발 대회가 벌어지죠. 이 대회는 일반적으로 생각 하는 미인 대회가 아니다. 더 많은 값에 웃음과 몸을 팔기 위한 경쟁이었던 것인데요.바로 이 술집에서 미군 병사 ‘크리스’와 어쩔 수 없이 술집에서 일을 하게 된 ‘킴’이 만나게 되고 둘은 하룻밤 장난이 아닌 진정한 사랑을 나누게 되죠.
크리스와 킴의 서로의 대한 사랑과 마음은 전쟁 속의 폭탄을 막아 낼 만큼 단단했고 총탄도 피해갈 만큼 빨랐습니다. 둘은 결혼식까지 올리지만, 행복도 잠시... 남베트남에 호치민 정부가 들어서고 급박하게 미군이 철수 하게 되는데요.
크리스는 킴과 함께 미국으로 가려고 힘을 써보지만, 킴은 미국행 헬리콥터를 타지 못하고 둘은 급작스러운 이별을 하게 됩니다.
공산화된 베트남의 상황은 킴을 몰아세우죠. 크리스와 결혼까지 한 킴은 반역자로 몰리게 되는데... 때마침 어려서부터 킴을 사랑했던 공산당 간부 ‘투이’가 킴에게 자신하게 올 것을 강요하고요. 심지어 투이는 크리스와 킴 사이의 아들을 죽이려고 계획하죠. 그러나 이를 알게 된 킴은 투이를 사살하고 탈출해 방콕으로 도망갑니다.
한편 미국으로 돌아간 크리스는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되고, 나중에야 킴의 행방을 알게 되어 부인과 같이 킴을 찾게 되는데요. 킴은 크리스가 다른 여자와 결혼 한 사실에 충격을 받고, 아들의 새로운 삶을 위해 목숨을 끊게되죠. 크리스는 아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떠나게 되며 막이 내립니다.
참 마음을 저미게 만드는 스토리죠.
chapter2 > 뮤지컬 미스사이공의 탄생
심금을 울리는 미스 사이공의 주인공 킴! 전쟁 속에서 만난 미군 파일럿과 사랑에 빠졌고, 그 남자의 아들을 홀로 낳아 키우며 그와의 재회를 꿈꿨던 베트남 여인.
혼혈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자신의 아이만이라도 풍요로운 땅 미국으로 보내기 위해 이별을 택한 그 여인의 슬픈 사연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죠. 뮤지컬 [레 미제라블]을 성공적으로 영국에 안착시킨 클로드-미셸 쇤베르크와 알랭 부브리 콤비 역시 그녀가 보여준 위대한 희생에 강렬한 인상을 얻었는데요. 마침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 부인'을 현대화한 작품을 후속작으로 염두에 두고 있던 두 사람은 사랑하는 이들을 이별하게 만든 베트남 전쟁을 작품의 배경으로 끌어들였죠.
역사적 기록을 토대로 일 년여를 함께 고민하고 작업한 끝에 완성한 ‘미스 사이공’ 제작팀은 열일곱 소녀 킴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영국,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을 다니며 오디션을 진행했지만 그들이 바라는 십대의 동양인 소녀를 찾기란 쉽지 않았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프랑스 TV에서 방영된 필리핀 영화에서 이탈리아어와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노래하는 한 소녀를 발견한 쇤베르크는 프로듀서인 카메론 매킨토시와 연출가 니콜라스 하이트너, 작사가 알랭 부브리 등과 함께 필리핀에서 마지막 오디션을 진행하게 되죠.
chapter 3> 세계적인 뮤지컬 스타 레아살롱가의 발견
그리고 오디션 첫날, 쇤베르크는 영화에서 보았던 어린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뮤지컬 ‘레 미제라블’포스터를 가지고 오디션 장에 들어와 그에게 사인을 부탁하고, 그가 연주하는 피아노 반주에 맞춰 ‘Sun And Moon’을 불러 제작진들로부터 ‘fantastic!’, ‘beautiful’ 등의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던 그녀가 바로 레아 살롱가.
‘미스 사이공’의 제작 과정을 담은 메이킹필름을 통해 만난 열일곱 소녀 레아 살롱가의 풋풋한 미소와 단단한 눈빛은 꽤나 인상적이죠.
1년간의 오디션 끝에 여주인공 킴을 발굴해 낸 ‘미스 사이공’은 작품 개발을 시작한 지 5년여 만인 1989년 9월 런던 로열 드루리레인 극장에서 역사적인 초연 무대를 가지게됩니다. 세계적인 프로듀서와 창작자들이 수년에 걸친 사전조사와 오디션, 그리고 1천만 달러 이상의 제작비를 들여 선보인 ‘미스 사이공’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는데요. 막을 올린 지 2년 만에 3천3백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거둬들였을 뿐만 아니라, 1991년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 공연을 앞두고 3천7백만 달러 치의 티켓이 사전 예매될 정도였죠. 비련의 여주인공 킴을 완벽히 소화해 낸 레아 살롱가는 청아한 음색과 청순하지만 강단 있는 모습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요.
물론 뉴욕 공연을 앞둔 ‘미스 사이공’에 좋은 소식만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요. 아시아계 단체들은 미국의 베트남 전쟁 참가를 미화시키고 아시아 여성을 성적 노리개 감으로 삼았다며 공연 중지를 요구했고요. 일부 미국인들은 작품의 내용이 미국을 비판하고 있다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답니다. 당시 영국이나 미국 국적이 없으면 받아주지 않는다는 별 이상한 논리때문에 북미 지역 배우들을 대상으로 킴 역 오디션을 또 치루기도 했죠. 하지만 당시 레아 살롱가만한 역량을 가진 배우가 미국과 캐나다에는 없었기 때문에 결국 레아 살롱가의 브로드웨이 입성을 저지할 순 없었다죠.
웨스트엔드 초연 엔지니어 역의 조너선 프라이스와 투이 역의 키스 번스가 브로드웨이 배우 노조로부터 "미국인-베트남인 혼혈 역에 백인을 캐스팅하다니! 이건 아시아계 커뮤니티에 대한 모욕이다!"는 말을 들어서 프로듀서 캐머런 매킨토시가 1000만 달러 이상을 들인 브로드웨이 공연에 대해 취소까지 고민했다고 할 정도였다니. 당시 상황은 꽤 심각했을거라 짐작해봅니다.
결국 프라이스와 레아 살롱가는 변한없이 가지만 다른 배역이 전부 브로드웨이의 아시아계 배우들로 교체되어서야 브로드웨이 공연이 시작될 수 있었다죠. 둘다 토니 주연상을 수상함으로써 결국엔 모두 잘 풀린 셈이네요.
chapter 4> 뮤지컬 미스 사이공을 통해 생각해볼거리
이처럼 미스 사이공은 성차별적, 인종차별적 뮤지컬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는데요. 지극히 서양인의 시각으로 그려진 작품의 내용은 지금도 여전히 많은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죠. 외국인 여성을 성적 노리개로 삼고, 그녀를 버리고 떠나가는 남자. 그리고 그녀가 낳은 자식은 데려가주는 기본 플롯 자체가 문제가 많다는 거죠.
그외에도 베트남을 비하하는 대사가 원작에는 굉장히 많이 나오기도 한다는데요. 또 초 히트작임에도 로렌스 올리비에/토니 어워드 모두 작품상 부문에서 미스 사이공을 뽑지 않고 대신 인기가 덜한 다른 작품을 뽑았는데 시대착오적 인종차별 컨텐츠였기 때문이라다는 말이 많기도 하죠.
반대로 본작이 미국과 자본주의, 전쟁, 아메리칸 드림을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비난이 부당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기도 하고요. 애초에 ‘외국인 여성을 성적 노리개로 삼다가 사생아인 친자 탬을 외면하는’ 플롯 자체가 크리스에 대한 비판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데요. 또한 킴이 자살한 권총이 미국인 크리스의 것이었다는 점에서도 동일 목적으로 상징성을 가진다네요.
그밖에 뮤지컬 안에서 드러나는 인종차별로 보이는 것들은 결국 이것을 비판하기 위해 있기 때문이라는건데요. 미국 내에서는 오히려 이 뮤지컬이 미군을 비난하는게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죠.
미군인 크리스와 그를 사랑한 베트남 여자 킴. 그리고 킴에게 시련을 주는 엔지니어와 투이.
특히 엔지니어는 여성의 몸을 팔아 번 돈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려는 속물이며, 킴의 정혼자였던 투이는 킴을 되찾기 위해 아들까지 살해하려는 악당으로 묘사되죠.
이들 외에도 앞서 줄거리에서 만나봤듯, 크리스의 아량 넓은 아내 엘렌과 제대 후 개과천선해 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남과 미국 사이에 태어난 아이를 일컫는 ‘부이도이’를 위해 재단에서 일하는 존이 그들인데요.
이렇듯 미스 사이공에서 묘사되는 동양인의 모습은 범죄자, 광인, 빈민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 이는 동양인은 서양사회 속의 여러 요소와 결부되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한 것 아닐까요.
저또한 베트남 전쟁을 직접 체험해보지 못한 세대로서, 미스 사이공에서 묘사한 동양인의 모습이 왜곡됐다라고 단정하지는 못하겠지만요. 어쩌면 그것은 당시 베트남인의 실상이었을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바라보자면 동양인의 모습만이 문제는 아닐 수도요.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동양인의 모습과는 상반되게 긍정적으로 그려지는 서양인의 모습에도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겠죠. 크리스를 비롯해 엘렌과 존으로 대변되는 서양인들은 사려깊고 온정적이면서도 진취적인 동시에 인격적으로 성숙한 인간으로 그려지고 있으니까요. 은연중에 백인우월주의를 드러내고 있는 셈이라고도 할 수 있죠.
하지만 분명한건,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는 애절한 러브 스토리와 아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성, 실물 크키의 헬리콥터를 비롯한 거대한 무대세트..거기에 주옥같은 음악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던거죠.
전 세계 26개국 317개 도시에서 13개 언어로 공연되며 지금까지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미스 사이공’.
극적 상황과 인물의 심리, 감정의 변화, 사건 등의 모티프를 노래마다 숨겨놓고 반복, 확장시키며 드라마적인 통일감을 부여한 음악으로도 미스 사이공의 인기를 짐작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chapter 5>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넘버
그럼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미스 사이공의 주옥같은 넘버들, 한번 만나볼까요.
미군을 따라가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하는 베트남 여인들. 그리고 클럽 드림랜드에서 열린 ‘미스 사이공’ 선발대회.
경쟁 끝에 산전수전 다 겪은 스트리퍼 지지 반 트란이 미스 사이공으로 선정되며, 미국으로 데려가 달라며 존을 귀찮게 하다 거절당하죠.
당시 지지가 부르는 ‘The movie in my mind’. 많이 알려진 넘버는 아니지만 제가 뮤지컬 미스 사이공 넘버 중 가장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넘버기도해요. 꼭 한 번 들어보세요.
이번엔 크리스의 대표 넘버죠, 크리스가 처음 킴을 만나고 하룻밤을 보낸 뒤, 킴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데요. 곧 전쟁이 끝나 베트남을 떠날 날이 가까워오는 가운데 복잡한 자신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표현한 ‘Why god,Why?’
다음 날 크리스는 킴에게 돈을 주려하고, 킴은 남자와 밤을 보낸 것은 처음이라며 부모님과 어린 동생이 폭격을 맞아 고아가 된 사정을 이야기하며 거절하죠. 그리고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가사가 너무나 아름다운 곡이기도 한데요. 바로 아름다운 선율 안에 비극을 예고한 킴과 크리스의 듀엣곡 ‘Sun and Moon’입니다.
애절함이 절절 느껴지는 넘번인데요. 크리스는 킴을 미국으로 데리고 가겠다고 약속하고, 둘은 애절한 사랑을 나누며 ‘The Last Night of The World’를 부르죠. 다가올 이별을 예상하지 못하고 노래를 부르는 이들의 모습에서 더욱 애절함이 느껴지는듯하고요.
특히 이곡은 김연아 선수가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 프리곡으로 연기를 선보였던 곡이기도하죠. 유명한 곡은 아니지만, 웅장한 리듬의 명곡이죠.
시간이 흘러, 호치민 정부가 들어서며 미군은 급히 베트남에서 철수하게 되고 크리스는 미처 킴을 데려가지 못하죠. 당시 군인들이 행진하는 장면에서 흐르는 넘버 ‘The morning of the dragon’.
이번에 소개될 넘버는 애절한 사랑 노래인데요. 킴은 빈민가에 숨어 살며 크리스를 그리워하고, 지구 반대편에서 킴의 이름을 부르며 깨어난 크리스의 옆에서 크리스의 현재 부인인 엘렌도 크리스를 향한 사랑을 노래하죠. 엘렌과 킴의 각자의심경이 애절하게 표현된 ‘I Still Believe’.
그리고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넘버가 아닐까 싶은데요.
킴의 대표곡인 “I'd give my life for you”. 우리 말로는 “모든 걸 다 바칠거야”라는 뜻의 제목인데 반역자로 쫒기는 자신의 현실에서도 오히려 마음을 더 강하게 먹고 자신의 아들을 지키며 사랑하는 남자인 크리스를 기다리는 킴을 잘 대변하죠.
이외에도 뮤지컬 전반에서 감초같은 역할을 하는 엔지니어의 메인 넘버 ‘The Amerian dream’ 등 주옥같은 노래들은 드라마와 떼어놓고 감상해도 충분히 아름답죠.
전쟁이 아니었으면 만나지도 못했을 그들이지만, 전쟁 때문에 재회하지 못한 그들의 삶은 말 그대로 ‘운명의 장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헤어짐과 이별. 그리고 죽음.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크리스에게 단 한마디의 변명조차 듣지 못한 채 스스로의 생을 마감한 킴의 선택은 아직까지도 많은 여운을 남깁니다.
전쟁의 뒷면에 그려진 인간의 갈등과 아픔들을 느낄 수 있는 ‘미스 사이공’은 아마 우리에게 시각의 차이에서나 관점의 차이에서나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오늘은 미스사이공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공연 감상하기에 너무 좋은 계절인 이 가을에 뮤지컬 한 편쯤 감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다음 음악 이야기 시간에는 4대 뮤지컬 두 번째로 ‘캣츠’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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